티스토리 뷰

피터의 원리 용어를 기억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들면서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이론에는 일부 공감한다.
모든 직장인들이 고민하는 부분이다. 때로 승진을 달가워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창업도 또한 고민한다.
방법은 꾸준한 독서와 인생선배들의 조언을 찾아보고, 인생의 동반자와의 진심어린 대화속에서
자신의 능력과 비전을 깨달아서 찾아내며 각자의 인생을 만들어가는 수 밖에 없다.


- jamesku -

 


사회 생활을 하다보면 우리는 '어떻게 저런 사람이 저 위치까지 올라갔을까?'라는 의문을 갖게 만드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그것은 연줄일까? 행운일까? 지금 자신의 주변 사람들을 한번 생각해보자. 마침내 우리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그런 사람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다!

일부 객관적 판단이 결여되어 있는 부분이 있을지라도, 우리가 갖는 타인에 대한 무능력의 느낌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사람과 무능력한 사람을 구별할 정도의 분별력은 있기 때문이다.

연줄이나 행운만으로 그 많은 사람들이 높은 위치에 올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 이유는 쉽게 풀리지 않는 의문이지만, 이렇게 한번 생각해 보자. 만일 그 사람들이 언젠가는 유능했었지만, 승진을 하고 새로운 역할을 부여 받으면서 더 이상 유능할 수 없는 단계에 도달하게 된 것이라면 어떠한가?

로렌스 피터(Laurence J. Peter, 1919-1990)는 1969년 자신의 저서 피터의 원리(The Peter Principle)를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주장하였다.

'피터의 원리: 조직 내에서 일하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무능력 수준에 도달할 때까지 승진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조직의 많은 사람들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무능한 사람들로 채워지게 되고, 아직 무능력의 단계에 도달하지 않은 사람들을 통해 과업을 완수하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의 유능한 사람은 성과를 바탕으로 승진하게 될 것이고, 언젠가는 더 이상 승진할 수 없는 마지막 단계인 무능력의 수준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원리 또는 원칙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일명 원칙거부주의자), 필자는 인생 선배의 통찰력 있는 조언을 새겨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계 질서를 강조하는 조직, 즉 성과에 기반한 승진과 퇴출이 그다지 동적이지 않은 조직의 경우, 많은 사람들이 무능력의 단계에 도달해 있는 경우를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그것은 조직의 문제이므로 개인의 힘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할 지라도, 이러한 원리를 통해 개인의 의지가 아닌 거시적으로 작용하는 거대한 힘의 정체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스스로 각성하고 노력함으로써 현재 자신의 위치와 지향점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그렇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처음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능하거나 유능한 축에 속한다. 그러나 몇 차례의 승진을 통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즉 자신의 능력을 벗어나는 지위에 올라가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때가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이 무능력의 단계에 도달하였다는 것을 알아차리기 때문에(그렇다고 내색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것을 감추고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이해하기 힘든 일들을 벌이게 된다.

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은 대리 시절까지는 정말 괜찮은 엔지니어(개발자)였다. 자신의 맡은 바 임무를 무척 꼼꼼하게 해내었고, 회사의 원칙에도 잘 순응하는 사람이었다. 그에 따라 그는 조직에서 유능한 인력으로 인정받게 되었고, 더 나은 연봉을 받으며 과장으로 승진하였다.

과장으로 승진한 그는 생애 처음으로 소프트웨어 프로젝트 관리를 맡게 되었는데, 그러한 그에게 결국 피터의 원리가 작용하게 된다. 원래 개발 팀에는 능력과 생산성에 있어 격차가 나는 팀원들이 존재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리더의 입장에서는, 능력이 부족해 보이는 사람들이 못마땅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완벽주의적 성향을 갖고 있었고, 그로 인해 자신이 보기에 못 마땅한 부분들에 대해 일일이 간섭하기 시작했다.

그의 역할은 분명히 프로젝트 관리자였음에도, 심지어는 어느 개발자의 코드를 자신이 밤 새워 직접 수정함으로써 그 사실을 사전에 알지 못한 해당 개발자를 완전히 무력하게 만드는 정신적 공황 상태에 도달하게 했으며, 언젠가는 직접 공통 모듈에 손을 대었는데 오히려 문제가 발생하여 많은 개발자들에게 혼란을 주기도 하였다. 또한 개발 자체에만 너무 신경을 쓴 나머지, 프로젝트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스폰서, 사업부서, 고객 등)의 관리에 소홀함으로써, 이해관계자들의 불만 또한 증폭되었다. 이해관계자들의 불만은 개발자에게 곧바로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다.

결국 그는 개발자들의 반발로 인해 프로젝트 관리자 임무를 더 이상 맡을 수 없게 되어, 강제로 중도 하차하게 되었다. 그가 몸 담은 조직은 과장 이상의 간부는 프로젝트 관리를 맡아야 한다는 원칙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그 후 그는 자신감 상실 상태에 빠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참고로 설명하면, 아주 소규모의 프로젝트에서는 프로젝트 관리자가 아키텍트 또는 수석 개발자의 역할을 겸할 수도 있겠지만, 일반적으로 프로젝트 관리의 사명과 개발의 사명은 다르다. 그것을 혼돈하는 사람들에게 소프트웨어 프로젝트는 재앙이 되곤 한다. 프로젝트 관리에 있어서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프로젝트 구성원 각자의 역할 존중만이 최선의 프로젝트 성과를 만들어 낸다. 유능한 개발자 출신이었던 그는 개발 자체에 너무 집착함으로써, 자신의 핵심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결국 무능한 사람으로 평가 받게 된 것이다.

사람이란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함으로써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요소가 늘어나는 순간, 인생은 통제할 수 없는 혼란에 빠져들게 된다. 그것을 이해하고 행동에 반영하는 사람이 똑똑한 사람이겠지만, 양적 팽창을 추구하는 인간의 욕심을 버리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다고 그러한 사례가 없지는 않다. 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은 부장의 자리에서 10년째 이사로의 승진을 거부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그의 성과는 언제나 좋은 편이다. 그리고 높지 않는 지위에서 놀라운 성과를 내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그것은 피터의 원리를 회피한 사람들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몇 년 전 일본의 일개 회사원(주임)인 다나카씨가 노벨상을 수상한 일은 피터의 원리를 회피한 사람의 사례 중 하나일 것이다. 실제로 다나카씨는 노벨상 수상 후에도 승진을 거부하였는데, 2년이 지난 작년에는 결국 회사의 요청을 받아들여 이사로 승진하였다고 한다. 그는 이사의 위치에서 어떠한 성과를 낼 수 있을까? 그 결과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사실 피터의 원리는 모든 조직의 어디에서나 작용하고 있다. 적어도 타인의 사례라면 너무 많이 보아와서 지겨울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피터의 원리가 자신의 미래에도 그대로 작용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섬찟하지 않는가? 마지막 승진이 바로 유능한 단계에서 무능한 단계로의 이행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은 사람뿐만 아니라, 기업 그 자체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때는 유능했지만 지금은 무능한 기업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피터의 원리를 극복하는 방법은 자신의 능력과 감당할 수 있는 지위를 정확히 이해하고, 능력의 여유를 남겨두는 방법뿐이다. 마지막으로 로렌스 피터의 격언 중 하나를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해당 표현 중 일부를 필자가 의역하였음을 밝힌다.

'당신이 슬럼프에 빠지면, 온 세상의 나쁜 것들이 당신과 함께 할 것이다. 그러나 당신이 노력할 경우에는, 오직 혼자 해야 할 것이다'


출처
http://www.zdnet.co.kr/column/column_view.asp?artice_id=00000039137720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