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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한국서 유독 힘 못 쓰는 이유는
김상헌 NHN 대표 JB포럼서 밝혀

 

김상헌 NHN 대표는 지난달 26일 중앙비즈니스(JB)포럼에서 “지금까지 국내에서 벌어진 전투에선 구글을 이겼지만 세계시장에서 보면 네이버는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네이버가 구글의 미래입니다.”

 지난달 26일, 중앙일보 산업부 기자들의 학술모임 중앙비즈니스(JB)포럼에 나온 NHN 김상헌(49) 대표의 말이다. 네이버는 국내 검색시장의 70% 정도를 차지하지만 전 세계 기준으로는 10명 중 9명 이상이 구글을 선택한다. 이런 상황을 모를 리 없는 그가 왜 이렇게 말한 걸까. 김 대표는 노트북으로 네이버에 접속해 ‘잠실야구장’을 검색했다. 잠실야구장의 위치가 표시된 지도와 함께 경기 일정, 예매, 가는 길 등이 한 화면에 일목요연하게 펼쳐졌다. 같은 내용을 구글로 검색했다. 위키피디아 등 잠실야구장이 포함된 웹페이지가 떴다.

 “사람들은 왜 잠실야구장을 검색할까요? 오늘 무슨 경기가 열리는지,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알고 싶어서죠. 이것이 네이버식 ‘정답형 검색’입니다. 성 김 미국대사가 유독 한국에서만 구글이 힘을 못 쓰는 이유가 뭔지 묻더군요. 이 화면을 보여주니 고개를 끄덕였어요.”

 김 대표는 ‘구글코리아도 인기 콘텐트를 화면 상단에 배치하기로 했다’는 기사를 예로 들며 “우리가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방향은 제대로 잡았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많다. 네이버는 자신의 서버에 저장된 정보만 보여준다는 것이다. 누군가 홈페이지에 올린 원글보다 그곳에서 ‘불펌(불법적으로 퍼오는 것)’해 온 네이버 블로그 글이 먼저 나온다는 지적이다.

 -모든 정보를 독식하는 공룡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우리가 이것저것 다 하는 건 검색 때문이다. 정보를 긁어모아 보여주는 검색을 더 풍성하게, 더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다. 구글이 콘텐트 업체를 사들이는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의도하지 않게 콘텐트 공급자들에게 피해를 끼친 부분이 있는 점도 알고 있다. 정확한 결과를 내놓으면서도 콘텐트 생산자, 포털, 검색으로 이어지는 건전한 생태계를 키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독점적 지위를 이용해 사업영역을 무리하게 확장한다는 비판이 많다.

 
 “중국·러시아를 제외하면 자국 검색사이트가 없는 나라가 대부분이다. 그 나라 사람들은 구글을 쓴다. 구글이 검색으로선 최상의 서비스라고 믿는 거다. 네이버가 없었다면 우리도 잠실야구장을 검색하는 데 지금의 10배 넘는 시간을 써야 했을 거다. 국내시장 1위 사업자라는 시각에서만 보지 말아주었으면 한다. 오픈마켓 시장 진출에 비판이 많은데, G마켓과 옥션을 보유한 이베이의 국내시장 점유율이 70%가 넘는다. 세계시장에서 보면 네이버는 골리앗과 싸우는 다윗이다.”

 -다윗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크지 않나.

 “지금까지 국내에서 벌어진 전투에선 구글을 이겼지만 여전히 구글이 무섭다. 웹 검색에서 시작한 구글은 스마트폰 운영체계(OS) 안드로이드를 인수하더니 휴대전화 제조업체(모토로라)까지 손에 넣었다. 서비스에서 콘텐트·하드웨어까지 모두 갖고 있다. 아마존 역시 책이라는 콘텐트를 중심으로 확장을 거듭해 전자책 단말기에 이어 태블릿PC까지 만든다. 플랫폼 전쟁에서 앞서나가고 있는 것이다. 서비스 사업만 하고 있는 네이버로서는 미래를 낙관할 수만은 없다.”

 김 대표는 서울대 법대 82학번이다. 조국 서울대 법대 교수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동기다. 3년간 판사로 일하다 LG그룹으로 이직해 11년간 일했다. 2007년 NHN에 합류해 2년 뒤 대표가 됐다. 김 대표는 “NHN의 규모가 커지자 이해진 NHN 의장이 대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접목하고 싶어 영입을 제의했는데, 마침 법 관련 업무에서 벗어나 보다 적극적으로 경영을 해보려던 참이라 합류했다”고 말했다.

정답형 검색

입력한 키워드와 일치하는 웹페이지만 단순히 보여주는 일반적 검색과 달리 입력한 단어의 의미를 파악해 가장 적합한 정보를 먼저 보여주는 시맨틱(Semantic) 검색 방식을 의미한다. 아직 컴퓨터로는 이를 완벽하게 처리할 수 없어 네이버에서는 사람이 관련된 콘텐트를 편집하는 방식을 쓴다. 원하는 정보에 보다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편집자의 의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출처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592/7852592.html?c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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