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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건강지도가 불안하다. 술은 더 마시면서 걷지 않으니 살이 더 찐다. 건강을 입으로만 챙기고 몸으로 실천하지 않은 결과다. 보건복지부가 어제 발표한 2011년 지역건강통계를 보면 2008년 첫 조사 이후 흡연율만 떨어졌다. 음주율이 높아지고 걷기 실천율이 낮아지자 비만율은 높아졌다.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 7잔, 여자는 5잔 이상을 주 2회 이상 마시는 고위험 음주율이 지난해 18.2%로 1년 새 3.3%포인트 높아졌다. 2008년 50.6%였던 걷기 실천율(하루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걷기)은 지난해 41.7%로 뚝 떨어졌다. 그 결과 비만율이 껑충 뛰었다. 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가 25 이상인 비만율이 23.3%로 조사 이후 최고치다. 남자 흡연율만 47%로 3년 연속 낮아졌을 뿐이다.
 
조사 결과 흡연ㆍ음주에 있어 서남 지역보다 동북 지역이 높은 현상이 4년 내내 이어졌다. 비만율이 높은 지역은 걷기 실천율이 낮았다. 인구 대비 술집 수가 많을수록, 공원면적이 적을수록 고위험 음주율이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여건에 맞는 건강증진 정책이 요구되는 이유다. 지자체들로선 호화 청사를 짓고 대규모 개발사업과 축제를 벌이기보다 지역 주민의 건강을 챙기는 실질적인 프로젝트에 눈을 돌릴 때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 보건소는 지난해 주민의 체성분 검사와 함께 식별번호(ID)를 부여한 뒤 탄천길과 공원에 걷기 운동량을 저장 관리할 수 있는 폴을 설치함으로써 비만율을 3.4%포인트 낮췄다.
 
그동안 복지부가 일률적으로 집행해온 연간 1000억원 가까운 건강증진사업 예산도 지역 여건에 맞춰 집행하는 식으로 바꿔야 한다. 흡연율이 높은 지자체는 금연사업에 집중하고 걷기 실천율이 낮은 곳은 걷고 싶은 환경 조성에 쓰는 게 맞는 방향이다. 지자체별 건강증진 성과에 따라 보조금 지급도 차등화할 필요가 있다.
 
덜 피우고, 덜 마시고, 더 걷기 운동을 벌이자. 직장에선 불필요한 야근을 줄이고 제시간에 퇴근토록 해 직원 건강을 챙기는 게 업무능률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일찍 퇴근해 가족과 함께 걸으며 대화를 나누면 건강도, 가족 간 화목도 함께 증진된다. 몸은 각자의 건강이력서다. 경력 관리 못지않게 중요한 게 몸 관리다.

- 아시아경제 2012.04.20 (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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