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공부_독서2012.04.09 10:36

대학 2학년 때 ‘기숙사 복덕방’ 창업 … 티몬 성공 비결은 눈높이 맞는 설득법

주황색 헤드폰을 목에 두른 송성규(17·경기 한국디지털미디어고 2)군. 송군은 21일 국내 소셜커머스 업체인 ‘티켓몬스터(ticketmonster.co.kr, 이하 티몬)‘의 신현성(27) 대표를 만나기 위해 서울 티몬 본사를 찾았다. 티몬을 상징하는 주황색 벽면이 등장하자 송군은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송군은 현재 애플리케이션 디자이너들을 한데 모을 수 있는 마케팅 플랫폼을 구상 중이다. ‘성공한 젊은 CEO’ 신 대표가 송군을 반갑게 맞았다.

글=김슬기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티켓몬스터 본사를 방문한 송성규군과 신현성 대표가 창업에 관한 얘기를 나누며 웃음꽃을 피우고 있다. [황정옥 기자]

▶성규=학생 때 대표님은 어떤 분이셨나요.

▶신 대표=모험하는 걸 좋아하는 학생이었어요. ‘나는 누구인가’를 알아가는 과정을 좋아했지요. 저는 9살 때 미국으로 이민을 갔는데, 영어도 안 되고 주변에 동양 사람이 많지 않아 중학생 때까지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했어요. 그런데 고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사람들하고 잘 어울리지 못하는 성격을 학생회장을 통해 극복해 보고 싶어졌죠. 결국 9, 10학년(한국의 고등학교 1, 2학년) 연속으로 학생회장을 했어요. 전 ‘안 되겠다’고 생각되는 일에 오히려 매력을 느끼는 사람이에요. 테니스에도 욕심이 생겨 하루 5시간씩 연습하기도 했어요. 신입생 때 탈락했던 테니스 팀을 10학년이 되어 겨우 꼴찌로 들어갔고, 11학년 때는 주전선수로, 12학년 때는 미국 버지니아주 대표선수로 뽑혔어요.

▶성규=창업을 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신 대표=한국의 과학고 같은 곳을 다니면서 게임과 인터넷 쪽에 흥미가 생겼어요. 개발자가 되기보다 창업을 하는 비즈니스 분야를 배워보고 싶었죠. 그래서 펜실베이니아대(유펜) 와튼스쿨 경영학부를 지원했는데 제가 생각한 공부랑 달랐어요. 사업을 배우고 싶었는데 금융을 가르쳐 주더라고요.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2학년 때 사업을 시작했죠. 인터넷을 통해 재학생들에게 빈 기숙사를 소개해 주는 일종의 복덕방 시스템을 만들자는 사업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같이 일할 친구들을 모아 인도에 아웃소싱 방식으로 설립했어요. 제 첫 창업이었죠.

▶성규=창업 때 부모님의 반대는 없으셨나요

▶신 대표=부모님 반대를 ‘살짝 피해 가며’ 사업을 했어요. 기숙사 창업 후엔 ‘인바이트 미디어(구글이 인수한 인터넷 광고업체)’를 설립했는데, 부모님 몰래 만드는 바람에 많이 싸웠어요. 배너로 광고를 사고파는 사업이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드셨거든요. 아버지께서 ‘내 인생의 가장 큰 후회는 졸업하자마자 사업한 거다’라고 말씀하셨을 정도였으니까요. 결국 “제발 2년만 직장을 다녀라”는 어머니의 조언에 못 이겨 회사(매킨지)를 다녔어요. 2년을 다 채우고 나서 ‘한국 가서 사업 해 볼 테니 6개월만 시간을 달라’고 말씀드렸죠. 그렇게 창업한 회사가 티몬이에요. 6개월 안에 부모님께 성과물을 보여드리지 않으면 당장 돌아오라’고 하실 것 같아 더 노력을 쏟아부은 것 같아요.

▶성규=창업 실패 후 재도전 할까요. 아니면 좋은 경험했다며 직장을 다니는 게 좋을까요.

▶신 대표=어느 쪽이 더 낫다고 말씀드릴 순 없을 것 같아요. 다만 짧은 기간이었지만 매킨지에서 일한 경험이 티몬 창업에 큰 도움이 됐어요. 매킨지에서 했던 여러 기업의 컨설팅 업무가 창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이 됐어요. 티몬을 세우면서 벤치마킹할 만한 회사들의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거든요.

▶성규=티몬을 창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신 대표=전 원래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이에요. 그런데 영업이 너무 버겁더라고요. 거절당하는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될지 안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영업을 뛰어야 했으니까요. 영업은 처음부터 ‘난 거절당할 거다’라는 걸 미리 알고 하는 건데, 이를 받아들이기가 굉장히 어려웠어요. 소셜커머스의 가맹점을 만들기 위해 찾아간 음식점과 회사에서 ‘나가라’ ‘사기꾼이냐’는 말을 들으면 자신감이 뚝뚝 떨어졌죠. 4~5군데 거절당하고 나면 ‘안 되는구나. 집에 가자’란 마음이 들었어요. 그런데 한두 건씩 성사되면서 서서히 자신감이 생기더군요. 하루 10시간 이상, 아침부터 밤까지 영업 다니는 게 즐거웠을 정도니까요.

▶성규=어떤 방법으로 첫 영업을 성사시키신 건가요.

▶신 대표=음식점에 들어가서 단체 예약을 하고 싶다고 말해요. ‘한 200명 예약할 거 같다’라고 말하면 그때부터 사장님이 당황해요. ‘우린 그럴 만한 자리가 없는데’라고 대답하시는 사장님께 ‘음식점에 자리가 있을 때마다 때맞춰 오는 단체 예약입니다’라고 설명을 드립니다. 사장님의 눈높이에 맞춰 쉽게 설명을 해 나가는 거죠. ‘인터넷에 카페가 있는데 카페 회원들이 사장님의 음식점을 단체로 체험하게 하는 프로그램을 해 보고 싶다’ ‘어느 정도 할인이 가능할까요’ ‘카페 이름은 티몬이고 카페 회원들이 친구들한테 소문을 내고 재방문하면서 사장님 가게를 홍보해 드릴 겁니다’라고요. 이 방식을 찾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저흰 티몬인데요’라고 시작하면 무조건 ‘명함 놓고 가’란 대답밖에 안 돌아온다니까요.(웃음)

신현성 대표는
 
2008년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을 졸업하고 매킨지컨설팅에 입사했다. 2년 후에는 소셜커머스 업체 티켓몬스터를 설립했다. 그는 지난해 정부의 G20 정상회의 개최를 경험한 ‘G20세대’ 대표주자로 꼽혔다. 올 2월엔 포브스코리아가 선정한 ‘한국의 2030 파워 리더’ IT분야에 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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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제임스구 james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