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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부동산이 불황일 때 본거지를 저렴한 가격으로 마련하는 것은 현명한 방법이다. 이런 것도 공기업이나 재정적으로 걱정없는 회사가 할 수 있겠지만, 주목해볼 필요는 있다. 불경기에는 직접 자산을 보유하는 것보다 대여나 리스가 선호대상이 된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다.

- jamesku -


이사하는 기업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오피스빌딩의 시세 하락을 틈타 기업들이 새 사옥 마련에 나서고 있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 틈을 타 싼 값에 건물을 신축·매입하거나 임대를 통해 주요 지역에 새로운 본거지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과 더불어 산하 공공기관들이 대거 지방으로 옮겨가는 것도 기업으로서는 알짜배기 땅에 새 둥지를 틀 기회다.

반면 자금난 해소를 위해 기존 사옥을 매각, 현금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들도 있다.



◇ '가격 떨어졌을 때 옮기자' = 한국선주협회는 한국선주상호보험조합(KP&I)과 함께 사옥을 마련했다. 설립 52년만이다.


선주협회는 2007년부터 사옥 건립을 위해 400억원의 기금을 조성했으나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해운업계가 장기 불황에 빠지자 목표를 절반으로 낮춰 200억원에 여의도 두산인프라코어빌딩을 매입했다.

새 사옥은 선주협회, KP&I, 한국선급 등 유관 기관이 나눠 사용할 예정이다. 23일 이사를 마친 선주협회는 다음달 15일 정식 입주식을 연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사옥 이전을 고려하고 있다.

이 회사는 인천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에 위치한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의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입주를 검토하고 있다.

현재 대우인터내셔널은 매입 가격 등과 관련해 NCIS측과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대상은 현재 동대문구 신설동 사옥을 신축하거나 매각 후 별도의 건물을 사들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사옥이 낡아 신축하는 방안을 수차례 검토했지만 층수 제한 문제가 있어 동대문이 아닌 광화문, 마포, 강남 등으로 옮기는 방안도 함께 거론되고 있다.

남대문 대일빌딩과 종로구 삼환빌딩을 임차해 사용하고 있는 남양유업과 매일유업도 사옥 이전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모두 현재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지만, 부동산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만큼 이번 기회에 매물로 나온 건물을 사들이는 방안을 신중히 검토중이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출범 12년만에 지난달 중구 봉래동의 서울사무소를 금천구 가산동 'RSM타워'로 이전했다

영업, 마케팅, 홍보, 재무 등 경영지원 부서가 한데 모였으며 최신 첨단시설을 갖추고 일반정비와 판금 도장을 할 수 있는 '서부사업소'도 함께 들어가 신차 구입, A/S, 부품구입까지 가능한 자동차회사 사옥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

르노삼성은 20년 임대 후 소유권을 이전받는 방식으로 사옥을 옮겼다.

쌍방울은 최근 창립 50주년을 맞아 임차 형식으로 청담동 사옥을 마련해 이전했다.

그러나 새사옥이 예상외로 공간이 넓지 않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방안이 다시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 '내집 팔고 세들어 자금난 해소' = 경영난에 빠진 건설업계는 자금난 해소를 위해 사옥을 팔고 '셋방살이'에 나서고 있다.

구조조정 중인 두산건설은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서울 강남구 논현동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후 임대해 그대로 사용하는 '세일 앤 리스백' 방식이 될 가능성이 크다.

GS건설도 2014년 청진동 신사옥 준공을 앞두고 남대문로5가 'GS역전타워'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매각가는 1천500억~1천700억원 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대신 청진동 국민연금 소유의 건물로 새로 옮겨간다.

포스코엔지니어링은 그룹 지시에 따라 송도로 이사하기 위해 지난해 분당 사옥을 680억원에 팔았다.

대우건설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팔았던 광화문 사옥을 되사야 할 처지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구조조정으로 2009년 한 리츠회사(부동산투자회사)에 현재 입주하고 있는 사옥을 팔면서 올해 되사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 건물의 매각 금액은 2천800억원 안팎이다.



◇ '지방 이전 공기업 사옥을 노려라' = 공기업 지방 이전에 따라 주요 지역에 있는 건물들이 대거 매물로 쏟아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공사는 서울 삼성동 본사를 내년 11월 광주·전남 혁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이다.

본사 건물과 부지에 대해서는 2009년 정부가 일반 매각 지침을 내렸지만 한전은 새 정부 출범 뒤 이를 다시 협의할 계획이다.

강남 노른자위에 있는 땅과 건물을 어떤 형태로든 재개발을 한 뒤에 팔면 값을 더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전은 삼성동 사옥 매각을 통해 열악한 재정 상황을 타개할 수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전은 작년 상반기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부채총계가 89조원을 웃돌 정도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고 있다.

그러나 공기업이 알짜 땅을 개인이나 기업에 넘기는 과정에서 특혜 시비 등의 잡음도 함께 예상된다.

앞서 오뚜기는 2010년 서울 대치동에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 빌딩을 537억원에 매입, 창립 40년만에 사옥을 마련했다.

이는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으며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한 지방 이전 공공기관 건물을 적기에 사들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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