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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파워블로거 8인이 공개하는 대박 맛집 비결

[머니투데이] 입력 2012.02.20 21:36
[황해원 월간 외식경영 ]

소비자가 원하는 외식업 콘텐츠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지피지기면 백전불패다. 말 그대로 상대를 알고 나를 알면 백 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 외식업도 마찬가지다.

소비자의 니즈를 얼마만큼 정확하게 파악하느냐에 따라 디테일한 승부수가 나온다. 지금까지 외식업 콘텐츠의 필요성에 대해 짚어봤지만, 사실 가장 핵심적으로 알아야 할 것은 소비자의 의견이다.

국내외 여러 맛집들을 다니며 맛과 서비스, 분위기 등을 다양하게 체험하는 파워블로거들에게 외식업 콘텐츠의 필요성에 대해 물었다. 일반 소비자보다 한 층 더 디테일한 안목과 세심한 관찰력으로 외식 산업을 바라보는 이들의 의견을 정리했다.

◇ 이레네 ‘이레네의 기억을 담는 시간’ 김현수씨
blog.naver.com/7irene

“저렴하면서도 맛이 있는 집, 실속 있는 편안한 음식점”
일주일에 한두 군데 정도는 새로운 음식점을 찾아다니는 편이라 이제는 실속 있는 음식점을 찾는 안목이 조금 생긴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저렴하면서도 맛있는 집을 좋아합니다. 비싼 음식이라면 당연히 맛있어야겠죠.

그러나 분위기와 음식 맛이 다 좋은데 가격까지 실속 있다면 그게 진짜 맛집이라고 생각합니다. 목동 쪽에 1500원짜리 탕수육을 파는 곳이 있습니다.

물론 고급 중식당에서 파는 탕수육에는 비할 바가 아니지만 시장을 오가는 상인이나 고객이 부담스럽지 않게 방문해 탕수육이나 국수 메뉴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서민을 위한 진정한 맛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또 하나는 고객을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아무리 맛있는 음식도 주인의 성의가 보이지 않으면 혼이 없는 음식이라고 생각해요. 가끔 적자에 허덕여 좋은 식재료나 서비스에 관심이 없는 집들을 보는데, 그런 곳은 대체로 성공하지 못하더군요.

음식점도 결국은 사람 간의 마음을 나누는 업입니다. 진정한 마음이 와 닿는다면 음식이란 매개체를 뛰어넘는 공감대가 형성 되는 것 같아요.

◇ 기억저편 ‘한없이 투명한 블루’ 우승민씨
blog.naver.com/laputaa

“맛과 고객 심리 자극할 수 있는 홍보 마케팅”
음식점을 어떤 방식으로 홍보하는가도 중요합니다. 단순히 ‘방문해보라’는 식의 1차적인 홍보 외에 매장 이미지를 부각시키고 고객의 기대 심리를 자극할 수 있는 효과적인 광고는 매장의 좋은 스토리텔링 구실도 할 수 있다고 봐요.

그렇다고 해서 맛에 대한 연구 없이 서비스나 스토리텔링 등에만 주력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파워블로거들처럼 음식 맛에 대해서 세밀하게 분석하고 생각하는 고객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대부분의 고객은 대중적인 입맛, 누구나 먹어도 무난한 맛을 좋아하죠. 그래서 음식점들은 대중 입맛에 맞춰 간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외식산업을 전반적으로 조명해 봤을 때 맛의 차이가 평이하다면 그만큼 발전 가능성이 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고객이 각자의 입맛을 토대로 음식을 평가해보기도 하고, 입맛에 맞는 요리를 찾아 먹고 소개하는 등 스스로한테 맞는 음식 문화를 찾고 자신의 색깔을 어필하려는 노력이 있어야 양질의 외식문화가 형성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음식점에서 맛이 전부는 아니지만, 맛에 대한 연구가 바탕이 돼야 그 외적인 요소도 빛을 발할 수 있다고 봅니다.

◇ 바람돌이 ‘맛난 집을 찾아서’ 김홍일씨
blog.naver.com/hikhi

“어설픈 퓨전요리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
한동안 퓨전 요리가 붐이었습니다. 한식, 일식, 양식 등을 적절히 매치해 새로운 요리로 개발하는 집을 많이 봤습니다.

시도는 좋지만, 다양한 메뉴를 완벽하게 재해석하는 경우가 아니면 사실 흉내 내기 식의 어설픈 퓨전 메뉴는 안 하느니만 못 한 것 같습니다. 제 생각엔 퓨전을 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면 어떨까 합니다.

예를 들어 스시에 간장이나 고추냉이 소스가 아니라 한국식 감칠맛을 잘 살린 소스를 대체한다거나, 정통 한식 요리에 담음새나 테이블 세팅을 서양이나 일식 스타일로 한다면 발상도 재미있고 그 하나로도 좋은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요즘 광고성 블로그가 많이 올라오고 있는데 그런 홍보는 지양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거액의 돈을 주고 블로거들을 사들여 마치 음식점에 방문한 것처럼 포스팅해 올려놓는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런 과장된 홍보 블로그는 티가 납니다.

음식점을 홍보하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려고 했다가 역으로 우스운 모양새만 되는 것 같습니다.

◇ 케빈 ‘오로지 먹기 위해 산다’ 황용성씨
blog.naver.com/melburne

“외식업 콘텐츠, 맛이 전부가 아니다”
오랜 시간 길들여진 식습관에 따라 개개인의 입맛이 전부 다르겠죠. 아마 각자 기준이나 입맛 특성에 따라 ‘맛 집’이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조금씩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맛집이라고 소개 받고 찾아갔는데 제 입맛에는 그저 그런 집도 많이 봤고, 한 끼 때우자는 심정으로 대충 들어갔다가 의외로 기막히게 맛있는 집을 찾았던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맛의 기준은 모호하죠. 또한 맛만 있다고 해서 음식점이 무조건 잘 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중요한 건 매장 분위기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줄 서서 먹는 ‘대박집’도 나름 매력이 있지만 가끔 보면 손님이 너무 많아 서비스의 질이 떨어지는 경우도 있거든요. 아니면 너무 시끄럽거나.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아 몇몇의 단골 고객만 방문하는 조용한 맛 집이 좋습니다. 사장님들에겐 맛에만 너무 전력을 다 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고객의 마음을 편안하거나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분위기, 중요한 콘텐츠인 것 같네요.

◇ 마야 ‘마야의 놀이터’ 오지영씨
blog.naver.com/sthe2002

“여성 고객의 마음을 잡는 것이 핵심”
예전에는 외식 소비 시장의 주류가 남성이었어요. 접대나 비즈니스 고객도 많고 집안에서 외식 의사를 결정하는 건 언제나 아버지의 몫이었으니까요. 그러나 요즘은 여성의 편의에 맞춘 외식 문화가 많이 발달한 것 같아요.

여성의 안목은 디테일한 경향이 있기 때문에 그들의 마음을 잡을 수 있는 세심한 배려와 서비스라면 어떠한 고객층이든 만족도가 높을 것 같습니다.

또 하나는 가격대비 만족도에 대한 부분입니다. 저는 결혼 7년차 주부인데 집에서 해 먹는 것보다 외식이 편할 때가 종종 있죠. 외식이 거의 일상생활처럼 되다 보니 매번 고가의 음식을 맛보러 다닐 수는 없어요.

그래서 적절한 비용으로 최고의 퀄리티를 낼 수 있는, 말 그대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음식점들을 위주로 다니려고 합니다. 실속 있는 외식 아이템을 찾는 것 또한 소비자의 몫이니까요.

국내 음식점의 경우 ‘콘텐츠’라는 개념이 아직 부족한 게 사실이에요. 그저 ‘그 가격에 그 만큼 해줬으면 됐지 뭘 바라느냐’는 식의 집들도 많이 있으니까요. 일반 상품은 구매하고 난 뒤 물건의 질이 떨어지거나 마음에 들지 않으면 환불할 수 있지만 음식은 그렇지 않잖아요.

앞서 다른 분들도 말씀 하셨던 것처럼 맛이라는 부분은 주관적인 부분이라 어쩔 수 없다 손 치더라도, 친절한 서비스와 좋은 매장 분위기, 또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등으로 고객 마음을 잡아줬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음식점은 단순히 밥만 파는 곳이 아니라 마인드와 진정성을 판매하는 곳이라고 생각해요.

◇ 토마스 ‘토마스, 길에서 길을 묻다’ 엄태인씨
blog.naver.com/alex514

“특별한 식재료는 새로운 식문화에 대한 기대치 높여”
주변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음식점을 개인적으로 좋아합니다. 재료에 별 다른 특징이 없다면 서비스나 인테리어 콘셉트, 고깃집 같은 경우 그릴링의 방식 등에서 차별화를 두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우선 저는 독특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음식점은 그만큼 새로운 식문화를 만들어가는 것 같아 그 도전 정신을 높이 평가합니다.

예를 들어 흑산도 홍어라든지 양통 갈비 또는 범돔이나 벵에돔(농어목 황줄껌정이과의 바닷물고기로 주로 낚시로 잡아 회로 먹는다) 같은 흔하지 않은 회 종류 등 자주 접할 수 없는 귀한 식재료의 가치만큼 그 음식점의 가치도 높아지는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에 위치한 남도한정식전문식당인 '식영정'의 조자선 대표님은 흑산도 홍어에 대한 고집과 철학이 확고한 분입니다. 그 집을 갈 때마다 흑산도 홍어에 대한 공부를 할 수 있어 좋습니다. 식재료에 대한 오너의 해박한 지식과 철학은 손님을 끄는 아주 매력적인 요소입니다.

◇ 준팔근팔 ‘준팔근팔이의 맛집 찾아 떠나는 하루’ 박준형씨
blog.naver.com/pjh690325

“서비스만큼은 옛 어르신들이 보여준 것처럼 따뜻하고 구수했으면…”
맛에 대한 감각이나 트렌드는 현대의 것을 좇되, 서비스만큼은 옛날 어르신들이 보여준 것처럼 따뜻하고 구수했으면 합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추구하는 맛은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에서 느낄 수 있는 온기처럼 따뜻하고 정겨운 맛인데, 서비스에서도 그런 구수한 정이 느껴진다면 좋을 것 같아요.

고객이 방문했을 때 전 직원이 전부 일어나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그런 서비스가 아닌, ‘금방 담근 겉절이’라며 맛보라고 손수 접시에 한 움큼 담아 내주는 서비스를 말하는 것이죠.

실제로 제가 자주 가는 맛집 중에는 상대적으로 맛이 조금 떨어지는 곳도 꽤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곳에 가면 뭔가 마음이 따뜻해지고 사장님의 웃고 있는 얼굴만 봐도 흥겹게 술 한 잔 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됩니다.

형식적인 배려나 친절함이 아닌, 여자라면 친정에 간 듯한 느낌이 들게끔 맞아주는 곳이죠. 시대가 많이 변하고 세상도 변했지만, 구수하고 훈훈한 마음은 사람 마음을 움직이게 돼 있는 것 같습니다.

◇ 건다운 ‘건다운의 식유기’ 박태순씨
kr.blog.yahoo.com/igundown

“설렁탕집에서 콘텐츠는 ‘진국’이 아니라 ‘깍두기’입니다”
음식점이 잘 되기 위해서는 고객의 마음을 잡는 게 가장 중요하겠죠. 그리고 그 마음은 음식점 들어서서 5분 안에 결정 됩니다. 만약 설렁탕 집 두 곳 중, 한 집은 설렁탕이 맛있고 다른 한 집은 깍두기가 맛있는 집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어느 집이 장사가 더 잘 될까요? 정답은 깍두기 맛있는 집입니다. 설렁탕이 나오기 전 깍두기가 먼저 상 위에 오르는데, 깍두기가 기갈나게 맛이 있으면 상대적으로 설렁탕 맛이 좀 떨어지더라도 끝까지 맛있게 먹지만 그 반대인 경우는 이야기가 달라지죠.

깍두기가 팍 쉬었거나 국물이 넉넉지 못 해 퍽퍽해 맛이 없다면 다음에 나올 음식은 기대되지 않습니다. ‘국물은 그나마 좀 낫네’ 하는 식이 되어버리죠. 쉽게 말하면 설렁탕 집에서 깍두기 맛있게 담그는 것 또한 중요한 콘텐츠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콘텐츠, 즉 스토리텔링을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 국내에는 매운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사실 속 아플 정도로 맵게 만들어 낸 음식은, 객관적으로 봤을 때는 해로운 음식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매운 짬뽕’, ‘미친 듯이 매운 닭발’ 등과 같은 스토리를 달았기 때문에 고객은 재미있어 하면서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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