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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자격증도 대우를 잘 못받는 경우가 많은데, 민간인자격증은 좀더 조심해야 할 듯 하다.

- jamesku -

 

종종 신문이나 방송에서 유망 자격증이나 유망 직종에 대한 교육에 대한 소개가 나올때가 있다. 그럴듯하게 꾸며진 것이기에 정말 '유망' 할 것 같다는 착각에 빠질 정도다.
가령, 디지털타임스 2012년 3월 16일자 기사 중 '이 직종이 뜬다. 대체 뭐길래?' 라는 타이틀이 시선을 잡았었다. 네이버 뉴스에도 주요하게 노출되어 꽤 많은 사람들이 봤을 것이고, 특히 취직이나 직업에 대한 고민을 하는 이들에겐 더 강력한 유혹으로 눈을 잡았을 것이다. 실제로 며칠간 온라인에서 디지털타임스 전체기사 중 가장 많이 본 기사 1위였다.

청년 구직난 속 고객만족(CS) 강사가 새 직종으로 뜬다는 건데, CS 강사가 어떤 역할을 하는지와 기업에서 왜 CS 교육을 받는지를 다루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런 기사는 기사를 빙자한 광고인 인포머셜일 소지가 높다. 특정 CS강사 전문학원이 언급되기도 하거니와, 실제로 CS 강사는 아주 오래전부터 있던 직종이다. 그리 뜬다고 할 수 없는 이미 수십년째 존재하고 또 강사자격증 가진 이들도 꽤 많다. 물론 강사자격증 가지고 실제 강사로 나서는 경우는 아주 적다. 결코 일반적 상식으로 생각할 수 있는 진짜 뜨는 직종은 아닌 셈이다. CS 강사 교육과 자격증 발급이 비즈니스인 곳에서 이런 식의 기사나 광고를 하는건 그들의 장삿속일 뿐이다. 놀랍게도 이런 인포머셜은 여러 신문사에서 수시로 등장한다.

유망직업이라 소개되는 것 중 실제로 유망한 것들을 찾아보기 힘들다. 무슨무슨 강사 양성과정, 무슨무슨 자격증 교육이라고 붙은 것 중에서 실제로 돈 들인만큼의 효과라도 거둘 수 있는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자기 분야의 시장을 넓히고 그속에서 비즈니스를 확대하려는 이들이 벌이는 자격증과 교육 장사인 것이지 절대 사람들에게 좋은 직업의 기회를 만들어주려는게 아니다.

자격증 좋아하는 사람 참 많다. 자격증을 주는 곳도 참 많다. 과연 자격증이 취직에 어떤 도움을 줄까? 취직을 보장하는 자격증이란건 거의 없다. 그건 변호사 자격증, 의사 자격증, 회계사 자격증 같은거다. 국가자격증 중에서도 특정한 직업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자격증을 따지 않는한, 자격증이 취직을 시켜줄리 없다. 그런데 국가자격증도 아닌 무슨무슨 협회나 단체 등에서 임의로 만든 민간자격증이 취직을 보장한다고? 그렇게 얘기하는 자격증은 거의 모두 사기라고 봐도 무방하다. 협회나 단체의 이익사업이자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자격증을 발급하는 것이지 정말 실효가 높은 자격증은 찾기 어렵다. SNS가 뜨니까 소셜네트워크 자격증과 강사양성과정이 나오더니, 심지어 트렌드와 미래예측에도 자격증이 있더라. 그러면서 이런 자격증을 따기 위해 비싼 교육과정을 이수하거나 강사양성과정에 돈 내고 들으면 뭔가의 그럴싸한 미래의 직업을 얻거나, 얻는데 큰 도움되는 것처럼 한다. 그냥 취미나 지적호기심 정도라면 모를까, 단기간에 돈만 내면 누구나 들을 수 있는 교육과정이나 종이 쪼가리에 불과한 자격증에 취직이나 돈벌이를 기대하는건 무모한 것 아니겠는가?

혹세무민하는 거다. 무수한 사람들이 속고 있는 것이다. 그냥 이런 자격증 가졌어 라는 의미 이하도 이상도 아닌 경우가 많지만, 자신의 스펙이라 여기며 쓸데도 없는 자격증 따는데 시간과 돈을 낭비한다. 여전히 대학가엔 각종 자격증시험 정보가 난무하고, 학생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볼모로 자격증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자격증 학원이나 자격증 발급하는 기관에겐 수익사업으로서 유망성을 가지겠지만, 그걸 딴 사람이 그 자격증으로 벌 수 있는 돈은 결코 자신이 들인 돈만큼도 안될 것이다. 그래서 난 무슨무슨 전문가 자격증이니 무슨무슨 전문가 양성과정을 볼때마다 참 안스럽고 답답하다. 배우는 사람이야 절박하니 오겠지만, 막상 배우고 자격증 딴 이후에 별 쓰임새 없이 시간 낭비 돈 낭비 했다는 사실을 자기만 몰래 알고 마는걸까. 왜 저런 경험이 공유되지 않는걸까. 그냥 허울좋은 자격증 하나 딴 것에 만족해서 돈과 시간을 들였다는 사실을 잊어먹는걸까. 그도 아니면 자기가 이미 딴 자격증이니 이 자격증에 대한 부정적 얘길 하는건 오히려 자신에게도 손해가 될 수 있다 여겨서일까. 결국 쓸모도 없는 자격증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며 등장하고, 또 소비되고 있다.

일종의 다단계와도 같다. 피라미드 최상층만 돈을 벌뿐 나머지는 희생자가 될 소지가 높다. 실제 그런 자격이나 강사들의 수요가 크게 존재해서가 아니라, 이런 유혹에 빠져 자격증을 따거나 강사양성과정에 수강하는 사람들이 수요에 불과하다. 하지만 먼저 시작한 사람은 나중에 따라온 사람들을 가르치며 비즈니스를 할 수 있다. 결국 자기들 밥벌이를 위해서 만들어낸 자격증이나 강사양성과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없는 수요를 거짓으로 조작해 사람들을 속이는 것이니 사기라고 해도 무방하다. 자격증 따서 그 자격증으로 실질적인 이득을 본 사람은 몇 퍼센트나 될까 싶다. 그러니 앞으론 어디어디 좋다는 얘기를 들을땐 잘 생각해보라. 적어도 이해관계 당사자의 말은 절반만 믿자. 자짓 감언이설에 속아 그들의 밥벌이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잊지말자.

- 김용섭 날카로운상상력연구소 소장 www.digitalcreator.co.kr

출처
http://w.hankyung.com/board/view.php?id=_column_269_1&no=129&ch=comm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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