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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늘 기존 구성으로는 마지막 월례 전체회의를 열어 금리 정책을 논의했다. 금융통화위원 6명 가운데 절반인 3명의 임기가 오는 20일 끝나기 때문이다. 만 2년째 공석인 한 자리를 더하면 금통위원 정원 7명 가운데 과반인 4명이 새로 임명돼야 한다.
 
당연직 금통위원인 김중수 한은 총재와 박원식 부총재를 빼고 임명직 금통위원 5명만 놓고 보면, 임기가 2년 남은 임승태 위원 한 사람 말고는 모두 바뀐다. 게다가 박 부총재는 지난 6일 전임자와 교체되어 금통위에 합류했다. 전례 없는 대폭의 물갈이가 이뤄지는 셈이다. 그런 만큼 이번 금통위 재구성에 대해 관가는 물론 산업계ㆍ금융시장에서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조정을 비롯한 중요한 통화신용정책 결정기구인 금통위의 인적 구성이 어떻게 바뀌느냐는 향후 경제 흐름에 중요한 변수가 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법상 금통위원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다. 대통령이 한은 총재,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장,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은행연합회장의 추천을 받아 임명한다. 임기가 남은 임 위원은 은행연합회장의 추천을 받은 경우다. 추천과 임명의 과정에 국회의 인사청문회와 같은 공개적 검증 절차는 전혀 없다. 한은 총재만 다르다고 봐줄 수 있을까, 나머지 추천권자는 모두 대통령의 영향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입장이다. 극단적인 경우를 가정하면 대통령이 원하는 대로 금통위의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금통위 재구성이 올바로 되겠느냐고 걱정하는 이가 많다. 정부 관리들이 이번 기회에 한은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려고 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에게 금통위원 자리를 '선물'하려고 할지 모른다는 의심도 폭넓게 퍼져 있다. 이런 우려와 의심을 불식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공명정대하고 투명하게 금통위원을 추천하고 임명해야 한다.
 
우선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사람들은 완전히 배제해야 한다. 그 다음으로 금융시장과 통화신용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있고 금통위원으로서 독립적인 판단과 실천을 할 수 있는 인물을 선임해야 한다. 추천권자든 임명권자든 국민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아시아경제 2012.04.13 (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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