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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학교 공부스타 / 서울 송파중학교 3학년 김규원 양

 

뮤지컬 동아리로 ‘영어’와 ‘경험’을 끌어올리다!
뮤지컬 영상보며 영어 표현 능력 길러

 

《“음악이 울려 퍼지면 핀 조명이 무대에 흰 원을 그리고요. 남녀 주인공이 원 안에서 마주한 채 애절한 세레나데를 불러요. 수십 명의 배우들이 무대 양끝에서 쏟아져 나오더니 두 배우를 감싸고 군무를 추지요. 저는 객석 뒤에서 팔짱을 낀 채로 무대를 바라보고 있겠죠. 제 온 감각을 동원해 공연을 지휘하고 있을 거에요.”

‘공연예술 기획자’를 꿈꾸는 김규원 양. 그녀는 자신이 꿈을 위해 열심히 달려온 스토리를 입학지원서에 구체적으로 담아내 외고 입학의 꿈을 이뤘다.

서울 송파중을 졸업하고 3월 서울 한영외국어고 독일어과에 입학할 예정인 김규원 양(15). ‘뮤지컬 공연기획자’ 겸 ‘공연기획사 CEO’가 되고 싶다는 자칭 ‘뮤지컬 소녀’다. 자신이 제작한 대형 뮤지컬을 미국 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리는 날을 꿈꾸며 고교생활도 알차게 해나가고 싶다는 김 양. 그녀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본다.》

○ 여행지에서 본 뮤지컬 한 편…소녀를 흔들다

초등 5학년 때. 가족과 함께 해외여행에 나선 김 양은 독일의 한 공연장에 발길이 닿았다. 그곳에서 관람한 뮤지컬 ‘모차르트’는 이후 지구 반대편에서 온 ‘초딩(초등학생) 소녀’의 삶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했다. 배우의 움직임과 웅장한 무대세트, 장엄한 음악 등 이 공연에서 보고 느낀 모든 것은 이후 그녀의 머릿속에서 오래도록 재생되며 큰 울림을 만들어냈다.

중학교 입학 후에도 뮤지컬에 대한 사랑은 계속됐다. 공부를 하다가 쉴 때는 각종 뮤지컬 영상을 시청했다. 맘마미아, 캣츠 등의 작품은 외울 정도로 반복해 봤다고. 종종 가족과 함께 공연장을 찾아 새 뮤지컬 작품을 관람하곤 했다.

“평생 관객으로만 살아갈 수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공연예술을 제대로 공부해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죠.”

외고 진학을 계획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외고에서 독일어를 미리 공부해두면 훗날 독일, 오스트리아 등 해외에서 공연예술을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 뮤지컬 영상 보며 저절로 영어 공부…외고 진학 위해 학교 영어 시험도 완전 정복!

중2 기말고사를 마친 무렵. 김 양은 외고 진학을 준비하기 위해 자신의 내신성적부터 점검하게 됐다. 2학년 1학기 종합성적은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주요 과목에서 모두 ‘수’를 받았지만 2학기 종합성적은 국어·수학·사회·과학에서 ‘수’를, 영어에서 ‘우’를 받았다.

김 양은 외고 진학을 위해 영어 성적을 최상위권으로 끌어올려야겠다고 다짐했다. 3학년이 된 뒤 이전보다 꼼꼼한 학습법으로 승부를 걸었다. 학습계획을 단기, 중기, 장기로 나눠 구체적으로 세우고 매일 공부할 양을 미리 기록했다. 교과내용을 완벽히 익히려면 ‘암기’만 한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 김 양은 수업 진도에 맞춰 교과서를 통째로 외웠다. 본문과 중요 표현, 문제를 모조리 암기하니 시험문제를 푸는 속도가 빨라지고 오답률도 현저히 줄었다.

다소 어렵게 느꼈던 문법영역도 확실히 정복했다. 수업시간에 다룬 문법 자료와 교과서 문법 문제를 반복 학습한 뒤 문제집에서 문법 문제만 골라내 보충 학습을 했다. 노력은 진가를 발휘해 중3 1학기 종합성적과 2학기 종합성적 모두 영어에서 ‘수’를 기록했다.

학교시험을 위한 공부만으로는 부족함을 느낀 김 양. 하루 4시간씩 주 3회 이상 텝스와 토플 등 공인영어시험을 준비했다. 어휘와 독해, 문법 등을 두루 공부할 수 있어 좋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김 양에게 최고의 영어교재가 된 것은 뮤지컬 영상. 몇 번이고 반복해 시청하다 보니 배우의 대사와 억양까지 머릿속에 남아 영어 표현 능력을 키우는 데 큰 도움이 됐다.

○ 영어 뮤지컬 제작 경험…공연기획자 꿈에 ‘한발’ 성큼

김 양이 중학교 생활에서 가장 열정을 바친 부분은 교내 영어뮤지컬동아리 활동이다. 3학년에 올라가면서 마침 교내에 신설된 이 동아리는 김 양이 뮤지컬 공연을 직접 제작하면서 자신의 꿈을 향해 한발 더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스토리 구성, 연출, 연기 등 뮤지컬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모든 역할을 두루 경험하면서 공연 기획자로서의 안목과 자질을 배울 수 있었다. 3학년 2학기 때 자신이 주인공을 맡은 영어 뮤지컬 ‘금발이 너무해’로 ‘서울 강동지구 영어발표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서울 세종대에서 열린 ‘서울 학생동아리 한마당’에서 공연하는 기회도 얻었다.

○ “해외에서 인정받는 창작뮤지컬 만드는 것이 최종 꿈”

김 양은 자신의 구체적인 꿈과 이를 위해 활동하고 노력한 점을 외고 입학지원서에 꼼꼼하게 서술했다.

매일 설레는 마음으로 고교생활을 기다리고 있다는 김 양. 고교에 진학하면 대입 준비로 바쁘더라도 꾸준히 영어연극·뮤지컬동아리 활동을 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학에서는 먼저 경영학을 전공해 훗날 공연기획사 CEO로서 필요한 경영 능력을 습득하고 싶단다. ‘뮤지컬 소녀’의 부푼 포부도 밝혔다.

“세계에서 인정받는 우리 창작뮤지컬을 만드는 것이 최종 꿈이에요. 해외의 공연예술 지망생과 배우들이 우리 뮤지컬을 배우기 위해 유학을 오는 날이 꼭 오겠죠?”

이강훈 기자 ygh8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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