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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장훈 선수를 일컬어 "국보급 센터"라고 하는데, 이제 은퇴한다니 아쉬운 마음이다. 언제인가부터 목보호대를 하면서도 꾸준히 팀에 정신적 지주가 되었던 선수로 기억한다.
- jamesku -
부산 KT 서장훈. 19일 전주 KCC전을 끝으로 정든 코트와 이별을 택했다. 찬란한 기록을 쌓았다. 그는 현역 통산 688경기서 13231점(1위) 5235리바운드(1위) 1077어시스트(14위) 356스틸(16위) 463블록슛(2위)을 기록했다. 특히 득점의 경우 2위 김주성(동부)이 8076점이며, 리바운드도 2위 김주성이 3363개라는 걸 감안할 때 당분간 서장훈의 누적 기록을 갈아치울 선수는 쉽게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이런 서장훈이 19일 은퇴경기 전후에 가진 기자들과의 인터뷰, 공식 은퇴식에서의 코멘트 등에서 수 차례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아이러니하다. 그는 왜 자신의 전성기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는 농구 팬들에게 거듭 사과를 표시 했을까. 농구에 대해선 만족을 모르는 서장훈 특유의 프로페셔널이 발동한 결과다.
▲ 만족을 모른다, 철저한 자리관리와 성실함의 대명사
서장훈은 자신이 쌓아 올린 기록에 전혀 만족하지 못했다. 그는 “매 순간이 아쉽다. 좀 더 잘 했어야지 했다. 많은 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부족했다. 큰 점수를 줄 수 없다. 많이 아쉽다. 다른 이유보다도 더 잘 하고 싶었다. 내 기대에는 한참 못 미쳤다”고 했다. 남부럽지 않을 대기록을 쌓았으나 더 높은 기록을 쌓고 싶은 욕심. 서장훈다운 욕심이었다.
전창진 감독은 “장훈이는 연습 게임 때도 자신이 직접 득점을 올리고 공격을 주도하고 싶어 했다. 그만큼 철저하게 준비했다. 고된 태백 훈련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연습을 게을리하거나 문제를 일으켰다면 이런 은퇴식을 준비하지도 않았을 것이다”라고 했다. 불혹의 나이로 젊은 선수들보다 더 뜨거운 열정을 보여줬고, 젊은 선수들보다 더 좋은 기술을 보여주며 더 좋은 기록을 남겼음에도 더 높은 곳을 바라봤다.
서장훈은 1998-1999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단 한 시즌을 빼놓고 모두 평균 두 자리 수 득점을 올렸다. 데뷔 시즌부터 2004-2005시즌까지 7시즌 연속 평균 20점 이상을 올렸다. 2008-2009시즌이 돼서야 평균 출전 시간이 20분대로 내려왔다. 2001-2002시즌엔 서울 SK에서 무려 39분 17초간 뛰며 25.3점을 올렸다. 40경기를 출전하지 못했던 시즌도 단 6시즌에 불과했다. “무릎이 아프니 1경기라도 더 뛰려고 개인 트레이너를 고용하더라”는 전 감독의 말. 서장훈의 꾸준함은 철저한 자기 관리의 결과라는 걸 알 수 있다.
▲ 얼굴 찌푸리며 항의했던, 목 보호대 찼던 이 남자
서장훈에게 갖는 편견이 있다. 심판에게 항의를 지나치게 한다는 점. 실제 TV 화면에 육두문자를 한 모습이 잡혀 벌금을 내기도 했다. 서장훈은 “농구장은 버라이어티 쇼를 하는 무대가 아니고 치열하게 승부를 가리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게 최고의 팬 서비스다. 그 와중에 과한 승부욕이 보기 불편하셨다면 사과를 드리고 싶다. 하지만 코트에서 진정성 있게, 최선을 다해서 이기려고 했던 마음은 이해를 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보는 사람이 어떻게 판단하든, 코트에서 보여준 서장훈의 모든 건 처절한 승부욕과 열정이었다.
또 하나. 서장훈은 은퇴하기 몇 시즌 전부터 목 보호대를 차고 나섰다. 사실 경기에 나서지 않고 꾸준하게 치료를 받아야 했다. 농구관계자들에 따르면 서장훈이 목 보호대를 차지 않고 경기 중 목이 꺾일 경우 큰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일각에선 서장훈이 보여주기 식, 과장용 목 보호대가 아니냐고 했다. 그러나 서장훈은 누구보다도 코트를 더 오래, 더 많이 열정적으로 누비고 싶었을 뿐이다. 은퇴경기에도 서장훈은 목 보호대를 차고 코트를 누볐다.
▲ 프로가 프로를 말하다
올 시즌 프로농구는 프로답지 못했다. 강동희 전 동부 감독의 승부조작 혐의 구속에 일부 팀들의 고의 패배 의혹까지. KBL이 배출한 최고의 프로페셔널 스타 서장훈은 “아직 아무것도 결정된 게 없다. 재판이 끝나고 나서 얘기를 할 부분이다. 농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정말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 그 말 밖에 할 말이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후배들에겐 확실하게 당부했다. “나는 대단한 선수가 아니었다. 존경 받을만한 사람이 아니다. 후배들이 나를 뛰어넘었으면 좋겠다. 더 많이 노력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보다 더 프로페셔널한 자세를 갖추라는 당부. 그건 곧 진정한 프로가 돼야 한다고 역설하는 것과 같다. 이후 그는 “KT 팬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을 끝으로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서장훈은 마지막까지 지독한 프로였다. 만족을 몰랐다. 그의 눈물은 좀 더 잘하지 못했던, 자신이 내세운 프로의 기준에 미달됐던 것에 대한 회한의 눈물이었다. 먼 훗날, 농구 팬들은 서장훈의 눈물을 그리워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믿음이 깨진 농구장에서 프로정신을 잊어버린 사람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서장훈의 눈물은 어쩌면 프로스포츠에서 가장 순수한 눈물이었는지도 모른다. 서장훈은 마지막까지 사람들에게 프로페셔널의 참 의미를 전파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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