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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며칠 읽은 소설책에도 분자 구조를 들먹이면서 순간이동을 한다는 가상의 이야기가 생각났다.
근데, 문자메시지 한통으로 전자레인지를 창고로 치웠다는 얘기는 좀 심하거 아님?

- jamesku -

 

충북 청주에 사는 주부 박미정(47)씨는 지난달 지인으로부터 섬뜩한 문자메시지 한 통을 받았다. “전자레인지로 물을 끓이거나 음식을 익히면 분자 구조가 바뀌어 발암 물질이 생긴다”는 내용이었다. 박씨는 바로 인터넷에서 이를 확인했다. 주부들이 자주 드나드는 인터넷 카페에서 비슷한 내용의 글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글에는 “물을 전자레인지로 데운 뒤 식혀서 식물에게 줬더니 열흘 만에 죽었다”는 설명과 함께 실험 사진도 제시됐다. 박씨는 “글을 읽고 부엌에 두던 전자레인지를 창고로 치워버렸다”고 말했다.

 최근 주부 카페와 문자메시지·SNS 등을 타고 ‘전자레인지 괴담’이 퍼지고 있다. 전자레인지로 끓인 물과 익힌 음식에 발암물질이 생긴다는 내용이다. 전자레인지는 마이크로파가 음식의 분자를 움직여 마찰시키면서 열이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분자 구조가 바뀐다는 것이다. 또 마이크로파가 유전자 조작에 쓰이고, 학술 논문도 이를 증명하지만 대기업이 이를 은폐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터무니없는 내용”이라고 입을 모았다. 서울대 박승범(화학) 교수는 “전자레인지는 물분자를 마찰시켜 데우는 원리”라며 “열을 가해 조리한다는 점에서 오븐이나 가스레인지와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 이현숙(생명과학) 교수도 “유전자 조작에는 마이크로파가 쓰이지 않고 전기 충격이나 화학 물질을 이용한다”고 했다. 괴담에 인용된 학술 논문도 근거가 충분하지 못해 거의 인용되지 않는 등 학계에서 인정받지 못한 것이었다.

 이처럼 근거 없는 얘기가 널리 퍼지는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자레인지 괴담’이 사람을 현혹하는 구성 요소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럴싸한 관련 사망 사건이 등장하고 ▶엇비슷한 학술 논문이 등장해 공신력을 높이고 ▶정부나 대기업처럼 힘있는 기관에서 정보를 왜곡·은폐한다는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흐름이다. 서울대 곽금주(심리학) 교수는 “전자레인지 괴담은 잘 짜인 시나리오 한 편을 읽는 것 같다”며 “믿고 싶은 것만 믿는 ‘확증편향’ 심리에 과학·전문가에 대한 맹신이 뒤섞여 그럴듯한 이야기 구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출처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766/7924766.html?ct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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